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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혈액검사로 더 빨리 확인하는 방법

by VORIA 2026.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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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관문억제제(ICI)가 여러 암의 주요 치료법으로 활용되면서 치료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얼마나 빨리 확인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임상에서는 종양 크기 변화를 기준으로 하는 RECIST v1.1이 널리 사용되는데요. 면역항암제에서는 종양이 일시적으로 커져 보이는 가짜 진행(pseudoprogression)이나 반응이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영상검사만으로 초기 효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할 후보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혈액 속 순환종양DNA(ctDNA)입니다.

2026년 9월 17일 Frontiers in Oncology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 과정에서 ctDNA 분자반응(ctDNA-mR)을 RECIST와 어떻게 함께 활용할 수 있을지 현재까지의 근거와 향후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왜 RECIST만으로는 면역항암제 반응을 판단하기 어려울까?

RECIST v1.1은 영상검사에서 종양의 크기가 얼마나 줄거나 커졌는지를 기준으로 치료 반응을 평가합니다.

문제는 면역항암제의 작용 방식이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와 다르다는 점입니다.

면역세포가 종양 주변으로 모이면서 실제 암세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영상에서는 종양이 커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가짜 진행이라고 하는데요.

해당 논문에서는 ICI 치료 환자의 약 5~10%에서 가짜 진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때문에 영상만 보고 치료를 너무 일찍 중단할 가능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ctDNA는 무엇인가요?

ctDNA는 종양에서 유래해 혈액 속에 존재하는 DNA 조각을 말합니다.

종양의 상태가 변하면 혈액 속 ctDNA의 양이나 특정 돌연변이 신호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채혈을 통해 종양의 분자 수준 변화를 추적하는 방법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ctDNA는 생물학적 반감기가 약 30분으로 짧아 종양 부담의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영상검사에서 변화가 명확하게 나타나기 전부터 치료 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지가 주요 연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ctDNA가 RECIST를 현재 대체할 수 있는 표준검사로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이번 논문 역시 ctDNA를 RECIST의 완전한 대체재라기보다, 영상평가를 보완하는 ‘ctDNA-enhanced RECIST’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BR.36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결과는?

대표적인 근거가 BR.36 임상시험입니다.

이 연구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0명이 펨브롤리주맙 단독치료를 받았습니다.

연구진은 환자별 종양의 유전적 특징을 이용한 분석법으로 치료 과정에서 ctDNA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치료 약 6주 시점인 3주기 1일째의 최대 mutant allele fraction 감소를 이용해 RECIST상 객관적 반응을 예측했을 때 민감도는 82%, 특이도는 75%였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시간 차이입니다.

ctDNA 분자반응이 나타난 시점의 중앙값은 2.1개월이었으며, 기존 영상 재평가보다 몇 주 빠르게 반응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ctDNA 반응 여부에 따른 생존 차이

BR.36에서는 ctDNA 분자반응을 보인 환자의 중앙값 무진행생존기간(PFS)이 5.03개월이었고, ctDNA 분자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는 2.6개월이었습니다.

전체생존기간(OS)은 ctDNA 반응군에서는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비반응군에서는 7.23개월이었습니다.

즉, 치료 초기에 나타나는 ctDNA 변화가 이후 영상 반응뿐 아니라 생존 결과와도 관련이 있다는 신호가 나온 것입니다.

여러 암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

ctDNA의 가능성은 폐암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스페인 Vall d’Hebron Institute of Oncology(VHIO) 연구에서는 24개 암종의 진행성 고형암 환자 202명을 대상으로 총 1,455개의 종적 혈장 샘플을 분석했습니다.

환자들은 면역관문억제제뿐 아니라 이중특이항체, T세포 결합제 등 다양한 면역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치료 시작 후 3주부터 측정한 ctDNA 분자반응이 이후 PFS와 OS 개선과 연관됐습니다.

또한 ctDNA가 검출되지 않는 분자적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는 중앙값 PFS가 6.4개월 대 1.9개월로 차이를 보였으며, 5년 전체생존율은 **69%**였습니다.

특히 ctDNA가 180일 이상 연속해서 검출되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연구 관찰기간 동안 100% 생존과 연관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는 해당 연구에서 관찰된 연관성이지, ctDNA 음성 상태 자체가 생존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가짜 진행을 구분하는 데도 도움이 될까?

ctDNA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가짜 진행입니다.

영상검사에서 진행으로 보이더라도 혈액 속 ctDNA가 감소하고 있다면 실제 종양 생물학적 변화가 영상 결과와 다를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VHIO 연구에서는 면역치료를 계속하면서 초기 면역학적 미확정 진행(iuPD)을 보였던 환자들을 분석했는데, 해당 시점에 ctDNA가 감소한 환자와 증가한 환자 사이에서 이후 생존 결과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ctDNA가 영상검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조적인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것 역시 치료를 계속할지 중단할지를 ctDNA 하나만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RECIST와 ctDNA는 경쟁 관계라기보다 보완 관계

현재까지의 연구를 단순하게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RECIST v1.1ctDNA 분자반응

평가 방식 영상에서 종양 크기 변화 혈액 속 종양 DNA 변화
변화 확인 비교적 늦게 확인 치료 초기부터 추적 가능
가짜 진행 해석이 어려울 수 있음 보조적 판단에 활용 가능성
장점 표준화·임상 적용 경험이 많음 비침습적·동적 변화 추적
한계 면역치료의 비전형적 반응 검사법·반응 정의가 아직 다양함
현재 역할 표준적인 영상평가 연구 및 보조적 바이오마커

이번 논문의 핵심은 ctDNA가 RECIST를 당장 대체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영상검사가 갖는 공간적 정보와 표준화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ctDNA를 추가해 치료 초기에 분자 수준의 정보를 얻자는 접근에 가깝습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습니다

ctDNA가 실제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첫째는 ctDNA 분자반응의 정의가 연구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특정 시점의 돌연변이 대립유전자 빈도 감소를 기준으로 하고, 다른 연구에서는 일정 비율 이상의 ctDNA 감소나 검출되지 않는 상태를 기준으로 합니다. 따라서 연구 결과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암종에 따라 혈액에서 ctDNA가 얼마나 잘 검출되는지가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종양이 있어도 혈액으로 방출되는 DNA 양이 충분하지 않다면 ctDNA 검사의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는 ctDNA를 이용해 실제 치료전략을 변경했을 때 환자의 생존이나 삶의 질이 개선되는지가 아직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ctDNA와 좋은 치료 결과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과 ctDNA 결과를 근거로 치료를 변경했을 때 결과가 더 좋아진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ctDNA 기반 치료 조절'이 핵심

BR.36의 후속 단계에서는 ctDNA를 실제 치료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전략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분자 진행이 확인된 환자에게 기존 펨브롤리주맙 치료를 계속하는 전략과 치료를 강화하는 전략을 비교해 ctDNA에 기반한 치료 조절이 실제 임상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부분이 성공적으로 검증된다면 ctDNA는 단순히 '암이 줄고 있는지 알려주는 검사'를 넘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바이오마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임상적 이득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ctDNA는 영상검사를 보완하는 모니터링 도구에 머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

이번 논문은 ctDNA의 가능성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여주면서도 현재 RECIST를 대체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연구에서는 치료 시작 후 수주 이내의 ctDNA 변화가 영상 반응과 생존 결과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신호를 보였습니다. 특히 면역항암제에서 문제가 되는 가짜 진행을 해석하는 데도 보조적인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사 방법과 분자반응 정의의 표준화, 암종별 차이, 그리고 ctDNA에 따라 실제 치료를 바꿨을 때 환자에게 이득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전향적·무작위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ctDNA를 이해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은 'RECIST를 대신하는 검사'라기보다 'RECIST에 더해 치료 반응을 일찍 확인할 수 있는 분자 바이오마커'에 가깝습니다.

📌 한눈에 보면

  • 면역항암제에서는 가짜 진행과 지연된 반응 때문에 영상평가만으로 초기 효과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ctDNA는 치료 시작 후 수주 이내 종양의 분자적 변화를 추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BR.36에서는 약 6주 시점 ctDNA 변화가 RECIST 반응과 연관됐습니다.
  • 24개 암종을 포함한 VHIO 연구에서도 조기 ctDNA 반응과 PFS·OS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습니다.
  • 다만 ctDNA가 RECIST를 대체하는 표준 바이오마커로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 앞으로는 ctDNA 결과를 실제 치료 변경에 활용했을 때 환자 예후가 개선되는지를 확인하는 연구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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